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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궁궐2

궁궐 지붕 위 11개의 인형: 잡상이 지켜온 600년의 비밀 조선은 성리학을 국시로 삼고 불교와 도교를 이단으로 규정한 나라였다. 그러나 경복궁 지붕 위에는 손오공과 삼장법사가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유교의 나라가 서유기 인물에게 왕실 수호를 맡긴 진짜 이유를 잡상의 배치와 위계 속에서 추적했다. 잡상이란 무엇인가: 조선 왕궁 지붕 위 낯선 존재들잡상은 궁궐이나 사찰 등 중요 건물의 추녀마루 위에 일렬로 세운 작은 도자 조각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자로는 '잡다한 형상들'이라는 뜻이지만, 그 이름이 암시하듯 여러 종류의 인물이 혼재된 독특한 집합체다. 현재 경복궁 경회루,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명정전 등 조선 5대 궁궐의 주요 전각 지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잡상은 항상 홀수로 배치되는 것이 원칙이었으며, 건물의 격(格)에 따라 그 숫자가 달랐다. 가장 .. 2026. 6. 2.
물속에 잠긴 조선의 기억 — 춘당지, 시험장에서 유원지까지의 100년 춘당지는 풍류를 위한 연못이 아니었다. 왕이 직접 과거를 주관하고 백성의 농사를 살피던 조선 의례의 핵심 공간이었다. 일제는 그 자리에 유람선을 띄우고 벚꽃을 심어 식민지 유흥의 무대로 만들었다. 복원됐다고 하지만 지금의 연못 형태는 여전히 일제가 넓혀놓은 그대로다. 춘당지는 본래 어떤 공간이었나춘당지는 창경궁 후원 동쪽에 위치한 연못이다. 조선시대 기록에서 이 연못은 단순한 조경 시설이 아니었다. 왕이 직접 참관하는 과거 시험인 친림과거(親臨科擧), 그리고 권농(勸農) 행사와 연결된 공간으로 기능했다. 특히 춘당지 주변 일대는 '내농포(內農圃)'라 불리는 왕실 직영 논밭과 이어져 있었다. 왕이 이곳에서 직접 농사의 흉풍을 살피고, 백성의 삶을 몸으로 이해하는 상징적 의례를 행했다. 연못 자체는 이 내농.. 2026. 5. 25.